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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면

짜장면

by 헬로맹꽁 2023. 12. 30.

토깽이, 첫째 아이는 13살 6학년, 예비 중학생이다.
3주간 손가락을 꼼작 못하게 붙잡고 있던 붕대와 부목을 오늘 풀었다.
“아, 시원해! 해방이다! 너무 좋아! “
그동안 불편함이 컸던 만큼, 붕대로부터의 해방감도 컸겠지.

의사 선생님이 “이제 주먹을 꽉 쥐거나 비트는 동작 빼고는 일상생활을 하세요. “라고 했다.
”선생님, 머리 감아도 되는 거죠? “ 내가 물었다.
”그동안 머리도 감겨줬군요?”
“와, 토깽아 오늘부터 엄마가 더 더 해방이다!!”

“엄마, 물리치료하는데 간호사 언니들이 짜장면 얘기를 하더라고요. 짜장면 먹고 싶어요”
간호사 언니들이 물리치료하는데 먹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한다. 간호사들이 재밌기도 하고 친근한 기분이 들었다. 토깽아~ 간호사들도 간식 드시며 서로 친해지고 함께 일하시는 거야, 너와 친구들이 군것질하며 친해지듯이.
“가자! 짜장면 먹으러~”
처음으로 간 왕짜장면집.
토깽이가 붕대를 풀고 아직 뻣뻣한 손가락으로 열심히 젓가락질 숟가락질하며 연신 웃었다. 덩달아 우리도 웃었다. 달큰 짭조름한 맛으로 그동안의 불편함을 위로했을까?

가게에 자꾸 손님이 들어오더니, 우리가 가게를 나올 때는 가게 자리가 거의 찼다. 우리가 가게로 손님을 끌어당긴 것 같은 착각을 했다.

“얘들아, 같이 짜장면 그림 그려볼까?”

탕수육에 누구의 젓가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