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에 발생한 ‘경주 지진’을 계기로 “지진은 왜 생길까? “ 궁금증을 거슬러 올라가 봤다.
지구의 역사와 생물에 관심이 많은 둘째가 문득 생각난다. 몇 년 전 둘째와 함께 지구의 역사에 관한 책을 보며 땅이 움직인다는 사실이 아주 놀랍게 다가온 순간이 있었다. 대륙의 산들이 산맥을 이루듯 해저에도 산들이 무리 지어 산맥을 이루고 있었다. 해저산들은 대부분 화산폭발로 이루어지는데 해저 화산폭발로 인해 해저 지형이 변하고 새로운 해저산이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해저화산폭발은 지진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바닷물로 가려져 있는 해저지형은 대륙과 연결된다.
‘판게아’는 ‘지구전체’라는 의미를 갖는 그리스어 ‘팡가이아(Pangaia)에서 유래했다.
판게아는 2억 5000만 년 전(고생대)에 모든 대륙이 하나로 합쳐져 있었다. 그 후에도 계속 이동하여 1억 8000만 년 전(중생대)에 들어서면서 판게아는 라우라시아와 곤드와나 두 대륙으로 나누어졌다. 약 6500만 년 전부터는 서서히 현재의 대륙과 같은 형태가 되기 시작했다.
지구상의 대륙은 지금 이 시간에도 아주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 이는 대륙과 해저가 지구의 지각을 이루고, 그 아래에서는 맨틀이 뜨거운 액체 상태로 끊임없이 순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럽과 북아메리카는 지금도 1년에 약 2센티미터 정도씩 멀어지고 있다고 한다.
“대륙들이 지각판 위에서 이동하며, 수백만 년 동안 서로 충돌하고 분리되면서 지구 표면의 모양을 형성한다.”
바로 알프레드 웨그너의 ‘대륙이동설’이다.
대륙이동설, 대륙이 움직인다. 그러면 지진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 않을까?
대륙이동은 지각판 경계에서 지진을 일으킨다. 지각판이 충돌하거나 분리되거나 엇갈리면서 에너지가 방출되면서 지진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두 개의 지각판이 충돌하는 경계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매우 강력할 것이다. 즉 우리가 경험하는 지진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바로 오늘 새벽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도 그렇다.
지진에 대해 알아보다 보니 내가 자꾸 힘들어하는 사람관계가 맴맴 맴돈다. 짧은 시 하나 지어볼까? 나도 잠시 시인이 되어볼까? 지진으로 시를 쓰는 사람이 또 있었을까?
제목: 마음 이동설
지진은 지각판이 부딪치고 나뉘고 엇갈린다.
지각판은 ‘사람들’과 비슷하다.
지진은 지각판 ‘경계 지역’에서 잘 발생한다.
경계 지역은 ‘사람과 사람 사이’ 같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지진이 났습니다!!
삑-----------!!!!! 긴급재난입니다.
오, 마음이 변화해야 할 때입니다.
마음 이동설입니다.
나는 시골을 자연을 좋아한다. 오래전부터 마당이 있는 박공지붕의 전원주택에 살고 싶었다. 재작년,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시골마을로 집을 마련해 이사했다. 재작년에 이사했으니 작년 한 해는 무의식적으로 동네 어르신들과 호의를 주고받으며 잘 지내왔다. 하지만 올해 가을부터 내가 힘들어하는 사람관계의 숙제는 이곳에서도 시작되었다.
나는 ‘경계 지역’에서 벗어나 있어야 할까?
‘변화’ 해야 할까?
회피하느냐 적응하느냐의 문제다.
경주 지진을 계기로 사람 관계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내 생각이 우습기도 하고 갑갑하기도 하여 글로 작성해 봤다. 지진과 사람 관계를 연결시켜 생각해 보니, 사람 관계도 지진과 마찬가지로 충돌하거나 분리되거나 엇갈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음의 지진이 일어나 상처를 받기도 한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이런 일로 변화가 찾아올 것이며, 내가 생각해 낸 ‘마음 이동설’을 통해서 새로운 성장과 치유를 할 수 있다고 믿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