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체육공원 가서 비행기 날려요! “
"추워! 마당에서 날려."
"가요 가요, 체육공원에 가요."
지난 주말에 휘게 문고에서 「국가대표 종이비행기」 종이접기 책을 샀다. 11살 둘째가 며칠 내내 집에서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리다, 오늘은 동네 체육공원에 가자고 했다. 애 아빠는 춥고 바람이 부니까 잠깐만 갔다 오자고 했다.
"와! 하늘 예쁘다!"
"내가 사진 찍을게, 하늘로 날려봐!"
"슈웅 차르르, 와 와!! "
바람이 내던진 비행기를 밀어 올려주려는 듯 불어왔다. 종이비행기 날개를 모아 잡고 날리니 빠르게 날다가 날개가 펴지면서 부드럽게 날았다.
공기가 차가워서 그런지 하늘이 파랗고 햇살은 빛났다. 밝은 햇빛때문에 핸드폰 화면이 안 보였지만 종이 비행기를 향해 마구 셔터를 눌렀다. 아이들 덕분에 잔디밭에서 배가 고파질 만큼 뛰고 웃었다. 추웠지만 기분이 상쾌해서 또 그렇게 놀고 싶었다.

오늘 하늘이 참 파랗고 높았다. 요즘도 종종 미세먼지가 있을 때는 뿌연 하늘이 되기도 하지만 오늘처럼 파란 하늘은 볼 때마다 사진을 찍게 된다. 코로나 이후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경제적 제한을 겪은 기간이었기 때문에 대기 오염이 감소하고 하늘이 맑아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변화가 지속되면 좋겠다. 나 하나가 관심을 기울인다고 해서 큰 현상이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 내가 머문 자리, 내가 버린 쓰레기, 내가 지나간 길은 깨끗해진다. 그것만으로도 좋다. 1000명이 관심을 기울이면 1000개의 자리, 쓰레기, 길이 깨끗해진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먼저 실천되어야 할 것은 '절약하기'이다. 과하게 사용하고 나온 쓰레기들을 재활용하기에 앞서서 절약하면 쓰레기도 이산화탄소도 적게 배출된다. 이것이 환경보호에 가장 쉽고 효율적인 방법이 아닐까. 여러 곳에서 환경을 걱정하는 소리가 많이 들리지만, 걱정하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환경을 위한 행동을 실천하면서 '피그말리온 효과'를 기대해 본다.
파란 하늘로 날아오르는 비행기를 보며 웃어대던 나의 아이들이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아이들이 다 자랐을 때, 지금의 예상과는 반대로 공기가 더 깨끗해지고 물이 더 맑아지고 산림이 더 울창한 지구가 되기를.
♡
「국가대표 종이비행기 곡예비행 」 책 소개 종이비행기의 숨은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책이다. 멀리 날리기 국가 대표 김영준선수, 오래 날리기 국가 대표 이정욱 선수, 곡예비행 국가 대표 이승훈 선수가 종이비행기 세계 대회에서 느낀 즐거움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경험시켜 주고 싶어서 펴낸 책이다. 우리나라에는 종이비행기를 전문으로 하는 직업이나 회사가 없었는데, 종이비행기를 비롯한 다양한 이색 스포츠를 활성화하는 직업을 '이색 스포츠 마케터'라 이름 짓고, 우리 함께 즐겁게 놀자는 의미로 회사 이름을 '위플레이(WePlay)'라 지었다. 작가는 매일 새벽 4시까지 공학을 공부해 가며 종이비행기를 접고 날리며, 종이비행기도 하나의 공연이라 생각하고 음악에 맞춰 스토리와 동선을 짜며 연습했다고 한다. 11살짜리 초등학생이 골라온 책인데 어제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들어와 책을 들여다 보고 "책 잘 골랐네~!"라고 호응해 주었다.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와 함께 접어 날리며 과학과 기술의 대화를 열어볼 만한 책이다. 단순히 종이비행기 접기만을 소개한 것이 아니라, 종이비행기 속 공학 원리와 엔지니어링, 튜닝, 비행 구성법, 신체를 이용한 특이한 날리기 방법, 특별한 외형 등이 내 마음에도 흡족했다. 토네이도 링, 안킬로 부메랑, 독침, 한치제트, 왕벌, 춤추는 가시고기 등 특이한 이름도 재미있다. 에니메이션 겨울왕국2에서 안나가 날리던 편지 비행기 접기도 소개한다. 하늘이 파랗고 바람이 적당한 날, 자연에서 종이 비행기를 날리면 플라스틱 장난감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신난다. 종이비행기를 들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종이비행기 국가 대표 팀 위플레이'의 모습에서 희망차고 밝고 자랑스러우면서 귀여운 매력이 느껴졌다. 그들에게 “파이팅!“을 보낸다. |

'피그말리온 효과' (Pygmalion effect)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하고 갈라테이아라 이름을 짓는다. 피그말리온은 갈라테이아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여신 아프로디테는 피그말리온의 사랑에 감동하여 갈라테이아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준다. 간절히 원하고 기대하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했다. 이와는 반대로, 한 번 나쁜 사람으로 찍히면 실제로 그 대상이 점점 더 나쁜 행태를 보이고 부정적인 인식이 지속되는 현상을 나타내는 말로 '스티그마 효과'가 있다. (Stigma effect) '스티그마'는 빨갛게 달군 인두를 가축의 몸에 찍어 소유권을 표시하는 낙인을 가리킨다. 그래서 스티그마 효과를 낙인효과라고도 한다. 처음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으면 결국 스스로 범죄자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재범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피그말리온 효과와 스티그마 효과 둘 다, 타인이나 어떤 일에 대한 믿음이 그에 부응하는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을 말한다. 나쁘게 생각하면 점점 나빠질 확률이 높으니, 좋게 생각하고 점점 좋아질 확률을 선택하는 게 모두에게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