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불 개는데 불빛이 번쩍거려서 깜짝놀랐어요! 그런데 따다닥 소리가 나서 정전기구나 생각했어요.”
“그래? 밤사이 네 이불에 토르가 왔다 갔구나?”
아이가 오늘따라 너무 일찍 일어났다. 그래서 어둠속 정전기 불꽃을 봤나 보다. ‘자는데 공기가 건조했겠다.’싶은 생각이 들었다. 집에 가습기가 없어서 젖은 빨래 말리기로 가습을 한다. 그런데 자기전에 젖은 빨래가 매일 있지는 않다. 가습기가 절실하지 않아 그냥 없이 지내고 있는데 실내 가습이 필요하긴 한 듯 싶다.
가을부터 습도가 낮아지기 시작해서 겨울에는 실내 난방으로 공기가 더욱 건조해지면서 입술이 잘 트고 몸이 가렵고 숨쉴 때 코가 건조한 것을 느낀다. 적절한 실내 습도를 유지해야 호흡기 점막이 촉촉하게 유지되어 몸의 면역력도 챙길 수 있다. 습도란 공기 중에 포함된 수증기의 비율을 말하고 계절과 상관없이 실내습도를 40~ 60%를 유지하는 게 좋다.
가습기를 사용하면 실내습도를 쉽고 빠르게 올릴 수 있지만 가습기 오염의 문제가 있다. 가습기 물통은 물이 항상 고여있고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므로 세균과 곰팡이의 온상이 될 수 있다. 뉴스에서 종종 가습기 피해 소식도 들려온다. 가습기 사용은 좁게보면 사람의 건강에 좋지 않고, 넓게 보면 환경에도 좋지 않다. 반면 자연 가습은 느리지만 건강에 이롭고, 전기를 사용하지 않으며,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환경을 위하기까지 한다. 그래서 ‘친환경적인 자연 가습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1.솔방울
솔방울을 깨끗이 씻은 후 끓는 물에 15~20분 삶아준 뒤 이를 물과 함께 접시나 쟁반에 담아 방안에 둔다. 솔방울의 물이 증발해 쫙 펴지면 다시 물에 담가 사용한다.
2.숯
그릇에 물과 숯을 넣어두면 숯이 물을 빨아들여 건조한 공기에 수분을 공급한다. 반대로 습한 환경에서는 습기를 빨아들여 습도를 낮추는 역활도 한다. 숯을 거치면서 정화된 습기가 공기중으로 나오기 때문에 더 좋다.
3.식물
식물은 실내 공기를 정화하고 습도를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 토피어리는 이끼와 덩굴식물을 이용한 식물 키우기 방법인데, 수경 식물이나 토피어리가 가습에 효과적이다.
4.키친타월
넓은 그릇에 물을 반쯤 붓고 젓가락 두세 개를 그릇 위에 올린 다음 키친타월 끝이 물에 젖도록 젓가락에 걸쳐 놓는다. 키친타월이 그릇의 물을 계속 빨아올려 공기 중에 습기를 내보낸다.
5.종이
종이로 작품을 만들어 물병에 꽂아 놓으면 종이가 계속 물을 빨아 올려 자연증발량을 많게 한다.
쉽고 편한게 좋다. 주변에 흔한 재료가 뭐지? 종이다.
친환경 가습방법 중에서 종이 가습기를 직접 만들어 봤다.
((제목: 커피 필터로 종이꽃 가습기 만들기))
(준비물)
사용하지 않은 커피 필터 2장, 실, 작은 유리컵, 가위
(만드는 방법)
1. 필터 하나의 뾰족한 부분을 1.5cm정도 자른다.
2. 필터 하나는 꼬집듯이 집어서 꽃모양으로 잡고 실로 묶는다.
3. 꽃대에 종이를 덧대 묶어 유리컵 높이 만큼 꽃대를 길게 연장한다.
4. (1)과 (2)를 결합하여 꽃을 만든다.
5. 유리컵에 물을 붓고 꽃을 꽂는다. 물에 좋아하는 아로마 오일을 조금 넣어도 좋다.
(주의: 사용한 커피필터를 사용하면 커피 찌꺼기가 있어서 위생적이지 않으니 새 필터를 사용한다.)
(커피 찌꺼기는 실내에서 쉽게 곰팡이가 생길 수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
요즘 인터넷 쇼핑몰에 가 보면 펠트 공예 가습기를 쉽게 볼 수 있다. 종이 가습기를 찾았는데 검색 결과가 대부분 펠트 가습기였다. 모양과 색이 예쁘기는 하지만 인조섬유로 만들어진 펠트는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다 싶어서 친환경적인 방법 같지 않다. 종이 가습기는 간단하면서 종이를 자주 교체할 수 있고 사용한 종이는 말려서 재활용하거나 분리수거하면 되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종이 공예의 아이디어를 더하면 감상까지 할 수 있는 훌륭한 가습기가 될 것이다. 비록 내가 만든 것이 감상할 정도는 아니지만, 숙면에 좋은 아로마 오일을 물에 떨구어 침실에 몇 개 놓았다.
“촉촉해져라, 공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