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깅(Plogging)은 스웨덴에서 1990년대 후반에 처음으로 시작된 환경 운동이다. 에릭 알스트로머(Eric Ahlstrom)는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을 제안했고, 이후 플로깅은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로 확산되어, 현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플로깅은 '이삭을 줍다'라는 뜻의 스웨덴어 플로카업(plockaupp)과 '달리다'라는 뜻의 스웨덴어 조가(Jogga)를 합성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플로깅을 '줍깅' 또는 '쓰담 달리기'라고 한다.
♪ 줍깅 = 줍다 + 조깅
♪ 쓰담 달리기 = 쓰레기 + 담다 + 달리기
국립국어원에서는 '플로깅'을 순화어 '쓰담 달리기'로 안내하고 있다. 그동안 줍깅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앞으로 '쓰담 달리기'로 사용해야겠다. 하나 더하자면, 산책하며 쓰레기 담기, '쓰담 산책'도 좋을 것 같다.
나와 아이들은 5년 전 처음으로 '쓰담 산책'을 했다. 그 뒤 3년 전 두 번째로 '쓰담 산책'을 했다.
지난 5년 동안 산책하며 쓰레기 줍기를 두 번밖에 안 했지만, 스스로 쓰레기를 주워보고 우리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한두 사람이 쓰담산책을 꾸준히 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많은 사람들이 한 번만이라도 쓰담산책을 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 분명히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게 될 것이다.
나와 아이들은 2024년 1월 15일에 동네 산책길에서 세 번째 '쓰담 산책'을 했다.
"얘들아! 올해에는 쓰담산책을 최소 다섯 번 하자!"
"한 달에 한 번씩 하면 어때요?"라고 아이가 되물었다.
"우와, 그럴까?"
‘다섯 번도 해낼 수 있을까 싶은데, 12번을 해낼 수 있을까?’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아이들과 산책하며 쓰레기 줍기를 해보면, 더 큰 쓰레기를 줍고 싶어하고, 더 줍기 힘든 곳의 쓰레기를 줍고 싶어하고, 물에 빠진 쓰레기를 건지고 싶어 하고, 콩알만 한 쓰레기도 소중히 줍는다. 시력이 엄청 좋아져서 흙에 묻혀있는 쓰레기도 캐낸다.
쓰레기를 줍고나니, 그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왕암산에서 운동하고 내려오는 길에, 사탕으로 당을 충전하고, 과일과 배즙과 식혜로 갈증을 해소하고, 커피를 한 잔씩 나누고, 담배도 한 대씩 나누어 피웠겠구나.’
만약 산책길도 감정이 있다면, 쓰레기가 싫었겠지.



